Eojin & Heyme


Intro

먼데이모닝마켓 김어진, 김혜미


Episode.1

먼데이. 모닝. 마켓


Episode.2

셰프와 디자이너


Episode.3

재미있어서 하는 일


Episode.4

매번 새로움을 탐구하는 힘


Episode.5

김어진과 김혜미의 로피스: 다비, 위안을 주는 존재이자 동거인


Episode.6

더 다양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Intro

먼데이모닝마켓 김어진, 김혜미



눈이 부시지 않을 정도의 햇빛, 초여름 바람이 살갗을 가볍게 스치던 월요일. 먼데이모닝마켓에서 어진과 혜미를 만났다. 날씨만큼이나 투명하고 산뜻한 에너지를 가진 두 사람과 웃음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눴다. 좋아하는 공간에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좋아하는 일을 하는 먼데이모닝마켓의 이야기. 보는 사람마저도 즐겁게 만드는 그들의 행보를 인터뷰에 담았다.



About. 먼데이모닝마켓
재미있는 식재료들로 가득 찬 마켓. 효창 공원 근처의 델리숍에서 맛은 물론 비주얼까지 섬세하게 고려한 메뉴를 판매한다. F&B 컨설팅과 팝업 레스토랑 프로젝트, 다양한 브랜드와의 케이터링도 진행하고 있다.




Episode.1  먼데이. 모닝. 마켓



Q.
어진 님, 혜미 님 반갑습니다. 먼데이모닝마켓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가요?
어진:
안녕하세요. 저는 먼데이모닝마켓에서 전체적인 비주얼과 패키지를 잡고 있어요. 39etc라는 브랜드도 같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혜미:
먼데이모닝마켓에서 음식 베이스인 부분을 컨트롤하고 있어요. 어진이랑 함께 공동대표로 먼데이모닝마켓을 운영하고 있고요. 셰프와 디자이너의 조합이에요. (웃음)



Q.
먼데이모닝마켓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부터 얘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요.
혜미:
어진이랑은 지인 소개로 만났어요. 둘 다 먹는 걸 너무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에 관심이 많아 금방 친해졌죠. 함께 맛있는 것도 먹고 술도 마시고 하다가, 39etc의 ‘베지터블 마켓’ 팝업을 하면서 처음으로 같이 일하게 됐어요.

어진:
그때 경험이 되게 좋았어요. 우리끼리 합도 잘 맞았고요. 나중에 뭐든 같이 해보자고 얘기도 자주 나눴었어요. 그리고 나서 우연히 산책을 하다가 이 공간을 보게 됐을 때, 우리 여기서 뭐라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공간이 정말 너무 마음에 들었거든요. 테라스도 너무 좋고, 공원도 바로 앞에 있고. 바로 계약부터 해버렸어요. (웃음) 그렇게 시작한 게 먼데이모닝마켓이에요.

혜미:
그때는 식당이 아니라 재밌는 슈퍼마켓이었어요. 델리나 캔류,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을 판매했죠. 근데 마켓으로만 두려니까 공간이 너무 아까운 거예요. 오늘같이 햇빛 좋은 날에는 친구들도 막 부르고 싶고. (웃음) 그래서 손님들이 와서 머무를 수 있게 메뉴를 개발하고, 팝업 레스토랑 형식으로 운영을 하기 시작했어요.



Q.
먼데이모닝마켓이라는 이름과 BI가 이 공간과 너무 잘 어울려요. 이름은 어떻게 정하셨나요?
혜미:
저는 요식업을 하니까 주로 월요일에 쉬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월요일은 저에게 너무나 행복한 날이거든요. 일주일 내내 월요일만 기다릴 정도로요. (웃음) 그런데 보통은 월요일을 ‘헬요일’이라든지 ‘극혐’이라고 하잖아요. 그게 조금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월요일을 좀 즐겨보자는 의미를 담고 싶었죠. 그리고 이 공간이 동향이라 아침에 뒤에서 해가 쫙 들어오는 모습이 너무 예쁘거든요. 거기에서 ‘아침’이라는 키워드를 뽑았고, 원래 슈퍼마켓을 하려고 했으니까 ‘마켓’, 그렇게 키워드를 모아서 지은 이름이에요.

어진:
이름이 정해지니까 자연스럽게 ‘해’ 모티프가 나왔고, 공간을 봤을 때 떠오르는 컬러인 노란색으로 비주얼을 잡을 수 있었어요. BI 작업할 때도 최대한 쉽게, 폰트나 로고를 딱 봤을 때 ‘귀엽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많이 덜어내려고 노력했고요.






Episode.2  셰프와 디자이너



Q.
예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혜미:
원래는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그런데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 생활을 해보니 너무 재미가 없더라고요. 어떤 일을 해볼까, 고민하다가 아예 요리 쪽으로 취직을 해버렸어요. 평소에도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걸 좋아하거든요. 이론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몸으로 배우며 습득하는 게 더 잘 맞는 편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요리를 업으로 하게 됐고, 되게 다양한 곳에서 일했어요. 스페인 요리에 빠졌을 때는 스페인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일하다가, 그것도 부족하다 싶어서 스페인에서 한 달 살기를 해보기도 하고… 그런 경험이 저의 가장 큰 재산이 됐죠.

어진:
저는 패션 전공이고 이탈리아에서 유학을 했어요. 졸업 후 패션 편집숍에서 마케터 일을 했는데, 너무 재미가 없더라고요. 패션은 그만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한국에 왔죠. 스틸북스에서 북 큐레이터로 잠깐 일하다가, 기회가 닿아서 탬버린즈로 이직하고 쭉 기프트 패키지 디자인을 했어요. 그러다 2년 전에 퇴사를 했죠. 먼데이모닝마켓을 하려고요. (웃음)



Q.
두 분 모두 디자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맛뿐만 아니라 비주얼까지 섬세하게 고려하시는 것 같아요.
어진:
애써서 만든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것 같아요. 제가 전에 스페셜 기프트 패키지를 했었다고 말씀드렸는데, 사실 패키지의 역할은 단순해요. 볼 때 예쁘고, 받았을 때 기분 좋고, 열었을 때 ‘우와’ 할 수 있는 포인트를 주는 거죠. 그렇게 작업했던 경험이 직업병처럼 남아 있다 보니 먼데이모닝마켓에서 비주얼을 잡을 때도 늘 고려하는 편이에요. 맛은 말할 것도 없고, 비주얼까지 예쁘면 그게 베스트니까요.

혜미는 직접 요리를 하니까 잘 얘기하지 않는데, 저는 항상 저희 케이터링 진짜 맛있다고 얘기하거든요. 사실 케이터링이 테이블에 몇 시간 동안 올려져 있으면 맛이 떨어질 수 밖에 없거든요. 그런 부분을 최대한 더 맛있게, 좋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Episode.3  재미있어서 하는 일



Q.
자체 팝업 레스토랑부터 외부 케이터링까지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진행되는지 궁금했어요.
혜미:
자체 팝업은 재미를 위해서 하는 거라(웃음) 일단 저희가 팍 꽂혀야 실행까지 이어지는 편이에요. 최근에 했던 쌀 팝업이나 예전에 했던 팝업 레스토랑들 모두 저희가 좋아하는 것에서 비롯됐죠.

외부 컨설팅이나 케이터링은 클라이언트 분들이 주시는 컨셉이나 내용에 맞춰서 진행하는데, 확고하게 정해진 틀이 있는 것보다 협업 식으로 맡겨 주시는 걸 좋아해요. 최근에 이코베라는 사진 작가님의 전시에서 케이터링을 진행했었어요. 스트립 패션 포토를 찍던 작가가 파리 패션 위크에서 이방인이 된 것 같았던 감정을 담은 전시죠. 전시에 올릴 작업들을 보는데, 담배꽁초나 쓰레기통처럼 패션 위크에서 찍히지 말아야 하는 것들을 일부러 찍은 사진이 많았어요. 그래서 저희도 어지러운 테이블을 컨셉으로 잡고, 시가 모양의 초콜릿 과자를 만들고 테이블 위에 담뱃재가 떨어진 것처럼 표현했어요. 재떨이도 두고요. 버터랑 와인도 흐트러지기 쉽게, 먹다가 흘릴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죠.

어진:
원래는 첫날 케이터링을 진행하고 바로 정리할 예정이었는데, 전시 일주일 내내 케이터링 테이블을 그대로 유지해주셨어요. 저희가 생각한 컨셉이 전시와 잘 어울린다는 걸 인정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되게 좋았죠. 평소에 하고 싶은 것도, 아이디어도 많아서 이런 컨셉추얼한 케이터링을 진행할 때 재미를 많이 느끼는 편이에요. (웃음)



Q.
아이데이션 과정이 너무 재밌네요.
혜미:
저희는 감으로 많이 표현하거든요. 모든 것을 꼼꼼하게 계획해서 하기보다는 술 마시다가 어느 순간 딱 떠오른 아이디어를 바로 실행에 옮기는 스타일이에요.

어진:
그래서 가능하면 직관적이고 쉽게 푸는 걸 좋아해요. 지금 하는 일이 재미가 있는지도 자주 생각하고요. 우리가 재밌어야 이 바이브가 전달이 되고, 그래야 다른 사람들도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매번 재밌게 하려고 하고, 재밌는 걸 찾으려고 해요. 재밌으면 결과물도 잘 나오게 되더라고요. (웃음)






Episode.4  매번 새로움을 탐구하는 힘



Q.
먼데이모닝마켓의 케이터링은 매번 새롭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진:
저희 성향이 그래요. 전에 했던 것을 똑같이 반복하는 걸 싫어해서요.(웃음) 그래서 결이 비슷하더라도 메뉴 구성이나 스타일링을 다르게 해보기도 하고, 저는 주로 비주얼을 보니까 테이블 구성이나 꽃 스타일링, POP 등 디자인 요소로 변화를 주려고 하죠. 혜미나 저나 계속 조금씩 바꾸고 시도해보려고 하는 성향이 잘 맞아요.



Q.
그런 시도가 테이블 곳곳에 있었네요. 계속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내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혜미:
예전에 케이터링 식당에서 일할 때 진짜 온갖 미술관을 다 가봤거든요. 다양한 곳에서 케이터링을 해보면서 전시 주제와 이야기에 맞게 컨셉이랑 메뉴 구성을 잡는 방법을 배웠어요.

또, 제가 가장 오래 일했던 곳이 장진우 식당인데, 초창기 장진우 식당은 매일매일 메뉴가 달라져서 하루 영업이 끝나면 그 다음 날 판매할 메뉴를 연구해야 했어요. 책이나 레시피 찾아보면서 메뉴 정하고, 테스트해보고, 다음 날 공지 올리고. 매일 새로운 메뉴를 고민하는 일이 어렵지만 너무 재밌었어요. (웃음) 그때 안 해본 요리가 없어요. 두꺼운 요리책 한 권을 다 섭렵할 정도로요.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아니다보니까 그런 경험이 정말 소중했죠. 덕분에 지금 먼데이모닝마켓에서 새로운 메뉴를 만들 때도 두려움 없이 시도해보는 편이에요.






Episode.5  김어진과 김혜미의 로피스: 다비, 위안을 주는 존재이자 동거인



Q.
이제 로피스 얘기를 해볼까 해요. 두 분 모두 다비(혜미 님의 강아지)를 고르셨다고 들었어요.
어진:
맞아요. 제가 다비를 우리의 로피스로 선정하면 어떨까 의견을 냈어요. 각자 고르는 것보다는 공통의 로피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다비는 혜미의 가족이지만 제 최애 강아지이기도 해요. 혜미가 여행을 갈 때는 주로 저희 집에서 지내는데, 그래서인지 이제는 힘들면 바로 다비가 생각나요. 함께 있는 동안 다비한테 위안을 정말 많이 받았거든요. 일에 관련된 도구들은 많지만 마음에 위안을 주는 존재는 많지 않잖아요. 다비는 항상 변수 없이 저에게 심적인 안정과 행복을 주는 친구라서 로피스로 선정하고 싶었어요.



Q.
다비가 큰 역할을 하고 있네요. 혜미 님에게 다비는 어떤 존재인가요?
혜미:
다비는 저에게… 동거인?(웃음) 항상 함께하는 존재죠. 다비를 키우면서 삶에 루틴이 생겼어요. 저는 원래 아침에 정말 못 일어나는 편이거든요. 요식업이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기도 하고요. 그런데 다비가 오면서 자연스럽게 아침 일찍 일어나는 사람으로 변했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저녁에도 일찍 들어가려고 하고, 쉬는 날에는 좀 더 길게 같이 있고요. 특히 다비는 밖에서만 배변을 해결하는 친구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무조건 나가야 하거든요. 그렇게 매일같이 나가서 산책하고 날씨를 즐기는 루틴이 저에게 좋은 영향을 줬어요.

루틴이 있다는 건 삶이 건강하다는 거잖아요. 위안을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저희 둘 다 다비를 통해서 건강한 삶을 찾고, 정신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받았어요. 아무래도 저희의 실질적인 정신적 지주는 다비가 아닌가 싶어요. (웃음)




Episode.6  더 다양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Q.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있나요?
혜미:
먼데이모닝마켓의 첫 요리책을 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기존 요리책처럼 레시피만 나열하기 보다는, 먼데이모닝마켓이 가진 아이덴티티를 담아낼 수 있는 형태로 만들고 싶어요. 케이터링이나 저희가 만드는 색다른 음식들도 알리고 싶고요. 책이 나오면 해외에 있는 서점에도 보내고, 출간 기념 케이터링도 해보자 하면서 구체화하고 있어요.



Q.
개인적으로 바라는 점도 궁금해요.
어진:
먼데이모닝마켓도, 39etc도,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해외로 더 나아가고 싶어요. 먼데이모닝마켓은 케이터링을 하면서 단시간 내에 다양한 규모의 회사들과 협업을 진행했어요. 그러다 보니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저희가 엄청 대단한 성취를 이뤄서라기보다는, 더 다양한 걸 해보기 위해서는 다른 시장을 경험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혜미랑도 해외에서 어떤 걸 할 수 있을지 대화를 많이 나누고 있고, 저 개인적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혜미:
저는 최근에 생긴 건데, (웃음) 어진이가 39etc랑 먼데이모닝마켓을 같이 하다 보니 너무 바쁜 거예요. 지난 주까지 39etc에서 헤라 팝업 준비하는 동안은 너무 바빠서 만날 새가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먼데이모닝마켓 외에 새롭게 해보고 싶은게 뭘까 질문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예전에 스페인 한 달 살이 할 때, 호스텔에서 빨래하고 아침 해주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때 되게 즐거웠거든요. 호텔이나 호스텔은 요리뿐만 아니라 공간도 만들 수 있고, 브랜딩도 할 수 있으니까. 그런 공간을 만들어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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