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h Chanyeong
Intro
로우키 노찬영
Episode.1
평생 해도 질리지 않는 일
Episode.2
좋은 커피를 많은 사람들에게
Episode.3
함께 일하기 위해
Episode.4
로우키가 좋은 커피를 만드는 방법
Episode.5
노찬영의 로피스: 주전자, 꾸준히 시간을 들여야 하는 도구
Intro
로우키 노찬영
성수 로우키에서 노찬영 대표를 만났다. ‘꾸준히 묵묵하게’라는 모토 아래 좋은 커피를 볶고 내리고 소개하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로우키. 오랜 시간 정성 들인 물건처럼 반질반질한 윤광이 느껴지는 지금의 로우키가 있기까지, 수많은 과정과 시행착오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자그마치 12년의 이야기. 인터뷰를 읽었다면, 로우키의 커피도 꼭 마셔 보기를 권한다.
About. 로우키
서울을 기반으로 스페셜티 커피를 다루고 있는 로스터리. 필요한 양만큼만 소량씩 로스팅해, 신선하고 가장 맛이 좋을 때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한 잔의 커피가 손님에게 제공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생각하면서 드러나지 않아도 기본적인 것에 집중하며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
Episode.1 평생 해도 질리지 않는 일
Q.
커피를 시작하신 계기부터 얘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A.
실장님이 커피를 좋아해서 따라 마셨던 게 시작이었어요. 처음엔 카페에서 사 마시다가, 그 다음엔 집에서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고, 이내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졌죠. 그때는 커피를 내리는 일이 하나의 직업군으로 인정받기 전이었어요. ‘바리스타’라는 말이 한국에 들어오기도 전이었으니까요. 그동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커피를 하겠다고 하니까, 부모님께서 ‘나도 커피 탈 줄 아는데 이걸 굳이 왜 배우는 거냐.’ (웃음) 그러실 정도로 반대가 좀 심했어요.
로스팅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하면서는 커피가 해마다 달라진다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새로운 커피가 들어오면 로스팅 세팅도 다시 잡아야 하고, 추출도 달라져야 하거든요. 누군가는 부담스럽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평생 해도 질리지 않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때 본격적으로 커피를 시작하게 됐죠.
로스팅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하면서는 커피가 해마다 달라진다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새로운 커피가 들어오면 로스팅 세팅도 다시 잡아야 하고, 추출도 달라져야 하거든요. 누군가는 부담스럽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평생 해도 질리지 않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때 본격적으로 커피를 시작하게 됐죠.
Q.
그렇게 시작하게 된 곳이 ‘커피점빵'이군요.
A.
맞아요. 공간을 선정하는 데만 1년 정도 걸렸어요. 그 당시만 해도 케냐, 에티오피아처럼 산지를 골라 마시는 싱글 오리진 커피가 낯설었거든요. 아메리카노를 시켰을 때 ‘어떤 종류로 드릴까요?’ 하고 물으면 ‘아메리카노에 종류가 있어요?’ 하던 시절이었죠. (웃음) 하지만 학생들이라면 기존과 다른 커피 문화를 좀 더 쉽게 시도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장신대학교 앞에서 ‘커피점빵’을 시작했어요.
Episode.2 좋은 커피를 많은 사람들에게
Q.
커피점빵(로우키 광장점)에서 시작한 로우키가 지금은 성수, 송정, 헤이그라운드, 연희점까지 많은 지역으로 확장이 되었어요. 이렇게 확장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A.
사실 좋은 커피를 알리는 가게로 시작한 거라, 브랜드를 만들어야 된다는 건 생각도 못했어요. 확장도 계획에 없었고요.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늘어난 셈이죠. (웃음)
원래는 커피점빵에서 로스팅도 함께 했는데,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남양주에 로스터리를 열게 됐어요. 감사하게도 커피 마니아 분들이 로스터리 카페를 많이 찾아주셨죠. 그런데 저희 매장이 다 동쪽 끝에 있다 보니 차가 없으면 찾아오기가 쉽지 않아서, 좀 더 시내 쪽을 찾다가 성수점을 열게 됐어요. 일반 손님들도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으로 확장하고 싶었거든요. 그 이후 오픈한 지점은 모두 협업을 통해 확장된 곳이에요. 성수점을 운영하다가 색깔 있는 브랜드들을 많이 알게 됐고, 좋은 제안을 받아서 확장을 한 케이스죠.
다만 확장을 결정한 건 로우키가 B2B보다 B2C에 강한 브랜드라는 생각이 밑바탕에 있었기 때문이에요. 손님을 잘 맞이하고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강점이 있는 거죠. 로스팅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커피를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고 싶었던 게 우선이었어요. 그러려면 일단 방문할 가게가 있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여러 지역의 로우키를 통해서 많은 손님들과 접점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이라고 생각했고 확장을 결정했어요.
원래는 커피점빵에서 로스팅도 함께 했는데,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남양주에 로스터리를 열게 됐어요. 감사하게도 커피 마니아 분들이 로스터리 카페를 많이 찾아주셨죠. 그런데 저희 매장이 다 동쪽 끝에 있다 보니 차가 없으면 찾아오기가 쉽지 않아서, 좀 더 시내 쪽을 찾다가 성수점을 열게 됐어요. 일반 손님들도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으로 확장하고 싶었거든요. 그 이후 오픈한 지점은 모두 협업을 통해 확장된 곳이에요. 성수점을 운영하다가 색깔 있는 브랜드들을 많이 알게 됐고, 좋은 제안을 받아서 확장을 한 케이스죠.
다만 확장을 결정한 건 로우키가 B2B보다 B2C에 강한 브랜드라는 생각이 밑바탕에 있었기 때문이에요. 손님을 잘 맞이하고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강점이 있는 거죠. 로스팅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커피를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고 싶었던 게 우선이었어요. 그러려면 일단 방문할 가게가 있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여러 지역의 로우키를 통해서 많은 손님들과 접점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이라고 생각했고 확장을 결정했어요.
Episode.3 함께 일하기 위해
Q.
제안이 들어와도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로우키의 확장 소식을 들으면서 방향성이나 운영 등에서 기본적인 토대가 탄탄한 브랜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A.
성수점을 오픈하면서, 저희 두 사람이 모든 걸 다 맡아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랑 실장님이 한 군데씩 상주할 수 있었던 이전과 달리, 로스터리와 커피점빵에 이어 매장이 세 군데로 늘어났으니까요. 그래서 로스팅이나 추출 과정을 많이 다듬었어요. 그 전까지 제가 해왔던 방식은 너무 까다롭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수가 없었거든요. 퀄리티를 포기하지는 않으면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꾼 거죠.
그리고 또 중요하게 생각한 건 직원들과 계속 커핑을 하는 거예요. 같은 커피를 맛보면서 자신이 경험한 맛을 공유하는 거죠. 맛을 표현하는 언어를 맞추면 커피의 퀄리티에 대한 소통을 할 수 있어요. 전화로 ‘오늘 로스팅 어때요?’ 물었을 때, ‘이런 맛이 나요.’ 라고 듣는 것만으로도 괜찮은지, 혹은 조절이 필요한지 맞출 수 있는거죠. 사실 확장을 위해서 이렇게 했던 건 아니었어요. 저희가 자리를 비워도 운영할 수 있도록 만든 방식인데, 안정적으로 확장하는데도 좋은 토대가 된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중요하게 생각한 건 직원들과 계속 커핑을 하는 거예요. 같은 커피를 맛보면서 자신이 경험한 맛을 공유하는 거죠. 맛을 표현하는 언어를 맞추면 커피의 퀄리티에 대한 소통을 할 수 있어요. 전화로 ‘오늘 로스팅 어때요?’ 물었을 때, ‘이런 맛이 나요.’ 라고 듣는 것만으로도 괜찮은지, 혹은 조절이 필요한지 맞출 수 있는거죠. 사실 확장을 위해서 이렇게 했던 건 아니었어요. 저희가 자리를 비워도 운영할 수 있도록 만든 방식인데, 안정적으로 확장하는데도 좋은 토대가 된 것 같아요.
Episode.4 로우키가 좋은 커피를 만드는 방법
Q.
대화를 나누다 보니 로우키를 함께 운영하는 직원들에 대한 믿음이 느껴져요.
A.
그렇죠. 특히 최근 2-3년 사이에 많이 느꼈어요. 실장님이랑 저만으로는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거나 모든 부분을 세세하게 결정하는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직원들이 자기가 가장 잘 아는 것들을 펼쳤을 때, 그 아이디어로 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는거죠.
저희가 마르쉐에서 하는 ‘커피장’이라는 행사에 1회부터 참여했는데, 원래는 무조건 저랑 실장님이 갔거든요. 그러다가 이번에 우간다의 커피 산지에 가게 되면서 참석하기가 어려워진 거예요. 그래서 매니저님이 저희 없이 진행해보시겠다고 하셨는데 너무 성공적으로 끝내신 거죠. 그런 경험들을 거치면서, 저희가 해오던 것들을 내려놓았을 때 오히려 직원들이 더 잘할 수도 있겠다는 걸 깨닫고 있어요.
저희가 마르쉐에서 하는 ‘커피장’이라는 행사에 1회부터 참여했는데, 원래는 무조건 저랑 실장님이 갔거든요. 그러다가 이번에 우간다의 커피 산지에 가게 되면서 참석하기가 어려워진 거예요. 그래서 매니저님이 저희 없이 진행해보시겠다고 하셨는데 너무 성공적으로 끝내신 거죠. 그런 경험들을 거치면서, 저희가 해오던 것들을 내려놓았을 때 오히려 직원들이 더 잘할 수도 있겠다는 걸 깨닫고 있어요.
Q.
직원을 채용하실 때 어떤 점을 보시는지도 궁금해요.
A.
옛날에는 로우키스러운 사람인지를 많이 봤어요. 자기의 모습을 많이 드러내기보다는 꾸준히, 묵묵히 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했죠. 카페는 좋은 커피를 드리기만 하면 되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지금은 조금 달라요. 결국 좋은 커피가 손님에게 가 닿으려면 전달력이 좋아야 하거든요. 전달력을 높이는 제일 좋은 방법은 손님을 환대하는 거예요. 저희를 좋게 생각하면 저희가 드리는 커피도 조금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거죠.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우리나라만큼 커피를 잘하는 나라가 없어요. 다만 여러 나라들 중에서도 호주 커피가 문화적으로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호주에서 커피를 마셨을 때 바리스타의 미소나 말투, 따뜻함이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에요. 커피의 맛도 중요하지만, 커피를 편안하고 즐겁게 마실 수 있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요즘에는 밝은 에너지를 가진 분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우리나라만큼 커피를 잘하는 나라가 없어요. 다만 여러 나라들 중에서도 호주 커피가 문화적으로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호주에서 커피를 마셨을 때 바리스타의 미소나 말투, 따뜻함이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에요. 커피의 맛도 중요하지만, 커피를 편안하고 즐겁게 마실 수 있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요즘에는 밝은 에너지를 가진 분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Episode.5 노찬영의 로피스: 주전자, 꾸준히 시간을 들여야 하는 도구
Q.
대표님의 로피스는 무엇일까요?
A.
저희 매장에서 드립 할 때 쓰는 주전자를 골랐어요. 커피를 추출할 때는 온도와 시간, 그램 수를 잘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커피를 내리는 사람의 감도 중요하거든요. 이 주전자는 처음에는 물줄기를 조절하기가 까다롭고 어렵지만, 1, 2년 지나서 손에 익게 되면 다루기가 아주 쉬워지는 특성이 있어요. 시간을 들여야만 감을 찾게 되는 도구인 거죠. 그러다 보니 뭔가를 오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잘 맞는 도구이기도 하고요.
이건 로우키의 모토이기도 해요. 매일매일 꾸준히 하는 것. 커핑도 맛에 예민한 사람보다 매일매일 꾸준히 하는 사람이 잘하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1년 동안 커핑을 한 사람이 3년 동안 커핑을 한 사람을 따라갈 수 없어요. 이 주전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꾸준함을 대변하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이건 로우키의 모토이기도 해요. 매일매일 꾸준히 하는 것. 커핑도 맛에 예민한 사람보다 매일매일 꾸준히 하는 사람이 잘하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1년 동안 커핑을 한 사람이 3년 동안 커핑을 한 사람을 따라갈 수 없어요. 이 주전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꾸준함을 대변하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Q.
말 그대로 로우키를 상징하는 도구네요. 방금 로우키의 모토도 함께 말씀해 주셨는데, 관련해서 조금 더 얘기를 듣고 싶어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방향성 같은 것들이요.
A.
저희는 원체 느려서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가는 건 잘 못해요. 그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꾸준히 해 나가는 데 강점이 있죠. 빠르지는 않지만 차곡차곡 쌓으면서, 로우키다운 것을 시도하는 거예요. 시간이 걸려도 우리가 잘하는 쪽으로, 느리지만 바르게 가는 것. 그게 저희에게도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