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 Minye
Intro
밍예스 유민예
Episode.1
다양한 호기심
Episode.2
코펜하겐
Episode.3
밍예스 프로젝트
Episode.4
스토리텔러
Episode.5
후글컬쳐
Episode.6
상호작용
Episode.7
연결과 확장
Episode.8
식물의 세계
Intro
밍예스 유민예
밍예스는 만나자마자 마치 이야기꾼처럼 자연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처음 만난 밝고 유쾌한 미소와 오늘의 이야기를 더하면, 밍예스는 텍스타일 작가를 넘어 우리가 잊고 있거나 미처 관심 갖지 못했던 자연의 이야기를 생기 넘치는 방식으로 소개하는 스토리텔러가 아닌가 싶다.
Episode.1 다양한 호기심
Q.
산업디자인을 전공하셨다고 들었어요.
A.
고등학교 때는 잘 모르는 상태로 학과를 선택하게 되잖아요. 산업디자인학과에서는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해서 갔어요. 그런데 정말로 디자인학과 중에서도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머테리얼을 다뤄볼 수 있었어요. 학업 뿐 아니라 3D 프린터나 아이소핑크를 배울 기회도 있어서, 그렇게 발가락만 살짝 담가 본 경험들이 아이데이션이나 발현할 때 도움이 많이 되기도 했고요. 그래서 디자인 계열을 선택한 것에 굉장히 만족해요.
Episode.2 코펜하겐
Q.
외국으로 교환학생을 갔을 때 가장 좋았던 곳이 어딘가요? 왜 영국을 선택했는지도 궁금합니다.
A.
산업디자인학과에서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는 나라가 영국뿐이었어요. (웃음) 교환학생을 하다가 스카이스캐너를 훑어보는데, 코펜하겐 가는 왕복 티켓이 7만 원밖에 안 하는 거예요. 무작정 떠났어요. 여행비용이 저렴하니까. 그런데 거기서 그렇게 다양한 만남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죠.
코펜하겐 사람들은 좋은 의자 하나, 좋은 조명 하나를 갖는 게 인생의 모토 같은 거래요. 실제로도 그렇게 사물을 소중하게 대하는 태도가 삶에 녹아 있는 게 보였어요. 대규모 자본의 브랜드보다 로컬 브랜드끼리 긴밀히 소통해서 시너지를 내는 활동이 많기도 했고요. 로컬 마켓에서 공급을 받아 운영하는 레스토랑처럼, 그들 안에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또 그 영향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게 너무 멋있었어요.
‘아, 또 다른 시장이 있구나, 또 다른 세계가 있구나.’ 하고 느꼈죠.
코펜하겐 사람들은 좋은 의자 하나, 좋은 조명 하나를 갖는 게 인생의 모토 같은 거래요. 실제로도 그렇게 사물을 소중하게 대하는 태도가 삶에 녹아 있는 게 보였어요. 대규모 자본의 브랜드보다 로컬 브랜드끼리 긴밀히 소통해서 시너지를 내는 활동이 많기도 했고요. 로컬 마켓에서 공급을 받아 운영하는 레스토랑처럼, 그들 안에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또 그 영향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게 너무 멋있었어요.
‘아, 또 다른 시장이 있구나, 또 다른 세계가 있구나.’ 하고 느꼈죠.
Episode.3 밍예스 프로젝트
Q.
밍예스 프로젝트는 언제 처음으로 시작하셨나요?
A.
19년 12월 즈음 대학교에서 하고 싶은 걸 기획해서 결과물을 내는 프로젝트를 했어요. 이때 처음으로 ‘밍예스 프로젝트’를 시작했죠.
Q.
밍예스의 어원은 어떻게 돼요?
A.
제 이름이 ‘민예’인데, 어릴 때부터 친구들이 ‘밍예’라고 많이 불렀어요. 그러다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만들면서 ‘밍예’에 ‘yes!’를 붙여서 ‘밍예스’로 만든 거예요. 한편에선 ‘밍’이라는 발음 때문에 태국 브랜드인줄 알았다고 하시는 분도 많았어요. (웃음)
아무런 베이스가 없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처음으로 전시를 선보인 건 상수에 있는 튜토리얼 카페에서였어요. ‘The New Graden’이라는 주제로 코발트블루, 네온그린, 그린 톤을 엮은 새로운 형태의 정원을 제안했는데, 흔쾌히 승낙해주셔서 함께 전시를 했죠.
이후에 호주에 갔다가 코로나가 터지면서 돌아오게 됐는데, 원래 계획했던 1년에서 반년이 비어 버리게 됐어요. 그래서 이 기간 동안 밍예스 프로젝트를 이어서 해보자고 생각했고요. 이때 참여하게 된 게 캐비넷클럽의 포스터 전시였어요. 야생풀 속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이용해 자연과 텍스타일의 촉감이 어우러진 사진 작업을 선보였죠. 관람객들이 텍스타일이 주는 촉감을 더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으면 했어요.
아무런 베이스가 없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처음으로 전시를 선보인 건 상수에 있는 튜토리얼 카페에서였어요. ‘The New Graden’이라는 주제로 코발트블루, 네온그린, 그린 톤을 엮은 새로운 형태의 정원을 제안했는데, 흔쾌히 승낙해주셔서 함께 전시를 했죠.
이후에 호주에 갔다가 코로나가 터지면서 돌아오게 됐는데, 원래 계획했던 1년에서 반년이 비어 버리게 됐어요. 그래서 이 기간 동안 밍예스 프로젝트를 이어서 해보자고 생각했고요. 이때 참여하게 된 게 캐비넷클럽의 포스터 전시였어요. 야생풀 속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이용해 자연과 텍스타일의 촉감이 어우러진 사진 작업을 선보였죠. 관람객들이 텍스타일이 주는 촉감을 더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으면 했어요.
Episode.4 스토리텔러

Q.
스스로 작업의 재료를 찾고 기획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A.
저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기획하는 것에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에요. 요리도 재료가 있어야 할 수 있잖아요. 어렸을 때는 누구도 재료를 주지 않으니까, 스스로 재료를 구해서 콘텐츠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Q.
기획하시는 걸 보면 프로젝트 네이밍과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A.
맞아요. 평소에 식물이나 파밍 관련 책이나 논문을 많이 읽어요. 마음에 드는 문구나 단어들을 다 적어서 아카이빙을 해두죠. 안 그러면 까먹으니까. (웃음) 여기에 약간의 기획을 해두고, 나중에 필요한 상황이 오면 하나씩 꺼내 보는 거예요.
<일광소독> 팝업에서는 헤르시에서 먼저 해에 관련한 단어를 던져주었고, 저는 이걸 밍예스와 어떻게 엮을지 고민하면서 다이어그램을 만들었어요. 스토리를 짜는 거죠. 다양한 미디어를 사용하면서도 주제를 일관성 있게 구현해야 사람들이 바로 알아볼 수가 있잖아요. 이번 <일광소독>에서도 모든 미디어에 ‘해’라는 요소를 가미해 통일성을 주려고 했어요. ‘해’ 하면 떠오르는 빛, 반사, 일렁임과 같은 시각적인 부분을 <일광소독>의 타이포그래피에 녹이려고 노력했고, ‘해’의 거대한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처음으로 재봉에 도전해서 커다란 태양 쿠션도 만들었어요.
<일광소독> 팝업에서는 헤르시에서 먼저 해에 관련한 단어를 던져주었고, 저는 이걸 밍예스와 어떻게 엮을지 고민하면서 다이어그램을 만들었어요. 스토리를 짜는 거죠. 다양한 미디어를 사용하면서도 주제를 일관성 있게 구현해야 사람들이 바로 알아볼 수가 있잖아요. 이번 <일광소독>에서도 모든 미디어에 ‘해’라는 요소를 가미해 통일성을 주려고 했어요. ‘해’ 하면 떠오르는 빛, 반사, 일렁임과 같은 시각적인 부분을 <일광소독>의 타이포그래피에 녹이려고 노력했고, ‘해’의 거대한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처음으로 재봉에 도전해서 커다란 태양 쿠션도 만들었어요.
Q.
협업을 하는 경우에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은 어때요?
A.
우선 두 개의 브랜드가 최대한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주제를 찾아요. 원형들과 진행한 <씨앗공> 팝업에서는 디저트와 제 오브제를 섞는 게 쉽지 않아서 주제만 3주 정도 고민했어요. (웃음)
식물 재배법 중에 씨앗공이라는 게 있어요. 다양한 씨앗을 뭉쳐 놓은 공을 땅에 툭 던져 놓으면 그 중 일부가 자라나는 거예요. 완전 랜덤이죠. 그래서 씨앗공을 디저트로, 마구잡이로 피어난 식물들을 밍예스의 오브제로 표현해서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기획했어요. 늘 이렇게 각자의 이야기가 긴밀하게 연결되게끔 스토리텔링 하는 편이에요.
식물 재배법 중에 씨앗공이라는 게 있어요. 다양한 씨앗을 뭉쳐 놓은 공을 땅에 툭 던져 놓으면 그 중 일부가 자라나는 거예요. 완전 랜덤이죠. 그래서 씨앗공을 디저트로, 마구잡이로 피어난 식물들을 밍예스의 오브제로 표현해서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기획했어요. 늘 이렇게 각자의 이야기가 긴밀하게 연결되게끔 스토리텔링 하는 편이에요.
Episode.5 후글컬쳐
Q.
앞으로 협업하게 될 때 시용할 관심 있는 주제가 있나요?
A.
‘후글컬쳐(hugelkultur)’라는 주제로 작업하고 싶어요. 이것도 자연 농작 방법 중에 하나인데, 죽은 땅에 낙엽을 쌓아 두면 그 안에 미생물들이 자라면서 잡초가 자라는 커다란 언덕이 된대요. 밍예스의 오브제는 무한히 증식하고 자라는 속성이 있잖아요. 엄청 큰 러그 언덕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앉을 수 있도록 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단순한 언덕이 아닌, 미생물들의 생명력이 발현된 새로운 땅이라는 느낌으로 구상 중이에요.
Episode.6 상호작용
Q.
밍예스 프로젝트의 작업들은 쓰임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더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것 같아요.
A.
밍예스 오브제를 강아지 방석으로 쓰고 싶다고 구매하신 분이 계셨어요. 듣고 보니 오브제가 플러피해서 푹신하기도 하고, 털 사이사이 간식을 넣어서 노즈워크를 하기에도 좋겠더라고요. 또 오브제의 촉감이 너무 좋아서 침대 맡에 애착인형처럼 두고 싶다고 하신 분도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웃음) 아, 바닥 콘센트를 가리는 용도로 연출하신 것도 놀라웠고요. 집에 있는 식물들과 밍예스 러그를 어우러지게 배치해서 정원처럼 연출하신 분도 있었어요. 용도가 열려있다 보니 제가 생각하지 못한 재미있는 연출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거기서 제가 또 영감을 받기도 하고요. 일종의 상호작용이죠.
Q.
진행 중인 작업물을 비롯해, ‘밍예스를 이렇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지점이 있나요?
A.
그렇게까지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제가 만든 이끼 오브제도 용도가 명확하지 않잖아요. 보통은 의자면 앉기 위해서, 조명이면 불을 밝히기 위해서, 그렇게 용도가 명확해야 사람들도 의미 부여를 명확하게 할 수 있거든요. 제 오브제는 용도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구매할까 의문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사람들은 더 열린 마인드로, 자기가 원하는 용도에 맞게 사용하더라고요. 이게 제가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었거든요. (웃음)
Episode.7 연결과 확장
Q.
유민예의 로피스는 이 가위인가요?
A.
네, 저는 여러 작업 중에 특히 섬유 작업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때 필수적인 도구가 가위예요. 오리고 잘라내는 실험 끝에 다양한 결과물이 탄생하는데, 이때 가위가 중요한 역할을 하죠. 가위는 제 머릿속에 부유하는 이미지를 실현 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업 파트너라고 생각해요. 회화 작업 시에 붓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죠.
Q.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창작자가 있나요?
A.
요즘은 디자인 외에도 다양한 분야를 아카이빙 하고 있어서 관심이 가는 곳이 많아졌어요. 특히 ‘@nymphsquad’ 라는 작가는 고어하고 그로테스크한 주제를 발랄하게 풀어내 누가 봐도 ‘어, 이 사람 작업 아니야?’ 할 수 있는 아이덴티티가 있는 게 멋있어요. 그래픽, 연출을 다양한 머테리얼로 통일성 있게 확장하는 것도 좋았고요.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다 보면 스스로 얽매이거나 갇혀버릴 수 있잖아요. 이걸 깨고 같은 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게 정말 어려운 숙제예요.
Episode.8 식물의 세계
Q.
지금은 플랜트 기반의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아이덴티티를 해치지 않으면서 또 다른 주제를 만들 가능성도 있나요?
A.
그걸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정말 이 식물 안에서만 작업해야 하나?’ 하고 고민했는데, 식물 세계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더라고요. ‘자연’이 생각보다 엄청 포괄적인 주제이다 보니 이 안에서도 줄기, 흙, 균사체 등 다양하게 퍼져 나갈 수 있는 소주제도 많고요. 그래서 지금은 이런 것들을 재미있게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너무 멀리까지 볼 필요는 없으니까.
Q.
가까운 시일 내에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A.
관객들이 어려운 설명 없이 임팩트를 느낄 수 있는 전시를 하고 싶어요. 주제도 생각해 놨는데, ‘줄기stem’예요. 천장에서 바닥까지 이어지는 큰 기둥들을 만들어서 관람객들이 거대 숲속의 개미가 된 듯한 심오함을 느낄 수 있는 전시를 해보고 싶어요. 조각을 이어 붙여서 하는 작업은 얼마든지 확장이 가능하고, 또 해체해서 다른 모양을 만들 수 있다는 지속가능성이 있잖아요. 조각마다 촉감도 다 다르기 때문에 관객들이 다양한 촉감을 통해 예술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텍스타일을 통해서 발랄한 에너지도 얻었으면 좋겠고요.
어떤 분들은 밍예스 프로젝트를 설치 작업을 하는 작가로 인식하는가 하면 또 어떤 분들은 단순 오브제 판매자로 보기도 하는데, 저는 두 가지를 다 넘나드는 경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설치 미술을 통해 경험을 제공하는 사람, 또 상품적인 가치를 지닌 오브제를 만드는 사람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밸런스를 잘 맞추면서 나아가고 싶어요.
어떤 분들은 밍예스 프로젝트를 설치 작업을 하는 작가로 인식하는가 하면 또 어떤 분들은 단순 오브제 판매자로 보기도 하는데, 저는 두 가지를 다 넘나드는 경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설치 미술을 통해 경험을 제공하는 사람, 또 상품적인 가치를 지닌 오브제를 만드는 사람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밸런스를 잘 맞추면서 나아가고 싶어요.